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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있는 이야기/감동이 있는 글

그리운 나의 어머니(퍼온글)

by 고돌배기 2009. 5. 2.

    그리운 나의 어머니 보증수표라는 별명이 붙은 우리 어머니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거르는 일 없이 어김없이 버스 정거장에 나와 나를 기다리셨다. 비가 오면 우산을 들고... 추운 겨울엔 두툼한 코트를 들고 오셔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내 머리까지 둘러주시고 정작 당신은 언제부터 기다리신 건지 손이 꽁꽁 얼어 제대로 펴지도 못하시면서 행여 딸이 감기라도 걸릴까 꼭꼭 싸안아 주셨던 우리 어머니 세상에 혼자만 딸이 있느냐는 친구 분들의 눈총에도 아량곳 하지 않으셨던 우리 어머니 그런 딸을 미국에 보내시고 1년을 눈물로 사셨다고 한다. 그리운 딸에게 연필로 꼭꼭 눌러쓰신 어머니 편지를 받고 울었던 적도 있다. 정작 나는 낯선 곳에 적응하느라 부모님께 편지조차 자주 드리지 못했다. 3년만 있다 돌아간다고 온 것이... 벌써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가끔 늦은 시간에 안 주무시고 전화하실 때가 있다. 애써 내색은 안 하시지만 목이 꽉 잠기신 걸 보니 딸이 그리워 술 한잔하신 모양이다. 어머니에겐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딸... 이렇게 멀리 떨어져 평생을 그리움으로 눈물짓게 해 드리니 너무 가슴 아프다. 딸들이 친정에 와서 된장 고추장 퍼가는 걸 부러워하시는 우리 어머니 특히 이렇게 생신이나 명절에 가족들이 다 모이면 더욱 딸을 그리워하신다. 오늘 80세가 되시는 우리 어머니 전화를 드려 못 가서 죄송하다는 말대신... "엄마! 해피 버스데이....아이 러브 유" 했더니 "오우케...땡큐" 하시며 서운한 마음을 숨기신다. 꼭 가려고 했지만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무리해서 갈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반가움보다 더 큰 걱정을 안겨드릴까 두려워 망설이다 포기했다. 불치병으로 응급실을 드나들며 가족들의 걱정을 안고 사는 사람이다. 몇 년 전 한국 갔을 때도 상태가 안 좋아 하루 종일 구토로 기진맥진한 딸을 보다 못한 우리 어머니가... "하느님! 제발 이 늙은이를 대신 데려가시고 저 젊은 걸 살려주세요." 하며 통곡을 하셨다. 차마 어머니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부모 앞에 아픈 자식...얼마나 불효인지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꿈자리만 안 좋으셔도 전화를 하신다. 그런데 참 이상한 건... 내가 아프면 꿈을 꾸셨다고 전화 하시는 것이다. 아직은 혈압 높은 거 외에는 건강하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지금처럼만 건강하게 조금 더 사시길... 날마다 못난 딸이 멀리서 간절히 기도합니다. 어머니 생신 축하드립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멀리 타국에서 ...